친교에 대한 남녀의 인식 차이

 “당신과 동등한 사람이어야만 친숙해질 수 있다”라고 흔히들 말한다.

그러나 친교란 말은 남녀에 따라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남성들은 감정적 가까움을 누군가와 나란히 서서 무엇인가를 함께하는 것으로 정의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여성들은 친교를 흔히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본다. 남성들은 어깨를 맞대고 낚시를 하고, 스포츠를 함께 응원을 하거나 아니면 영화를 감상하기를 좋아한다. 여러분들도 아마 대부분의 남성들이 차를 운전하면서 꽤나 어려운 문제를 놓고 곧잘 토론을 벌이는 것을 목격했을 것이다.

남성들은 상대방 얼굴을 정면으로 보지 않는 상황에서 말이 더 많아지고 편안함을 느낀다. 소년들과 모든 연령층의 남성들을 촬영하여 연구한 결과를 보면, 남성들은 보통 서로 비스듬히 앉아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남성들이 친교를 그런 식으로 인식하는 것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운동경기를 즐기던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그 뿌리가 그보다 훨씬 더 깊지 않을까 라고 생각 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튼, 인류의 선조 남성들은 항상 적들과 맞닥뜨릴 위험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일을 하거나 놀 때에도 언제나 친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을 것이다.

그에 비하여 소녀들과 모든 연령의 여성들을 촬영하여 연구한 결과를 보면, 여성들은 가까이 앉아 서로의 눈을 빤히 바라보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가며 대화를 나눈다. 이처럼 감정적이고 수다스런 대화는 소녀들이 사소한 잡담이나 속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얼굴을 마주하는 어린 시절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렇지만 여성들이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얻은 친교도 마찬가지로 아득한 옛날에서 부터 비롯된 것이다.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우리 선조 여성들은 끊임없이 자기 얼굴 앞쪽에 어린 아이를 바짝 안고서는 말로 달래고, 교육시키고, 기쁘게 해줬다.

일요일 오후 남성들이 나란히 앉아 축구나 야구를 보며 그렇게 즐거워하는 이유를 대부분의 여성들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듯이 대부분의 남성들은 여성들이 자기 친구들과 몇 시간씩이나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각각의 취향은 아마 오래 전에 흘러가 버린 시대에서부터 비롯되었을 것이다.

남성과 여성의 인식의 차이가 생각보다 꽤 크고, 그것을 일상생활을 통해 서로를 바라보았을 때 느끼는 심리적인 갈등은 예상보다 깊다. 남성과 여성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에게 좀 더 이해와 수용의 자세로 다가가도록 노력해보자.